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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단편집

봉고차 납치같은 건 세상에 없어

by 담쟁이저택 2023. 6. 19.

 

안녕 여러분?

글을 쓰는 것이 오랜만이라 조금 서툴더라도 이해를 해주길 바래.

 

제목은 읽었지? 봉고차 납치 같은 건 세상에 없어.

오늘 하고 싶은 말은 그거야.

 

봉고차 납치.

 

다들 도시전설 같은 느낌으로라도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해, 

왜 그 버스 안에서 어떤 할머니가 자리도 많은데 괜히 젊은 처자 앉아있는데 시비 걸어서 다음 정류장에 내리라고 소란 부린 다음에, 

그 처자가 정말로 화가 나서 내려서 해결 보려고 했더니 버스기사 아저씨가 할머니만 내려주고 처자는 문을 닫아서 못 내리게 했다는 그 이야기. 

 

그리고는 한다는 이야기가 ‘뒤에서 봉고차가 한대 따라왔어’ 였던가?

 

또 비슷한 이야기로, 

 

어디 길 가다가 봉고차 안에서 좋은 물건 파는데, 와서 구경만 하고 해서 가보면 갑자기 거즈에 뭘 묻혀서 입에 가져다 대고, 

그거 훅 하고 맡으면 기절해 버리고, 눈을 뜨면 새우잡이 배에 타있더라, 뭐 이런 이야기들, 혹시 들어 본적 없어?

 

세상에 그런 건 없어, 왜 도대체 사람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믿는지 몰라. 

 

그런 글들 보면서, 나도 봤네, 나도 겪었네 하는 그런 글들 보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참 한숨이 나오고 좀 그래.

 

아 미안, 내 자기소개가 늦었네, 

 

나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봉고차로 도매랑 소매 중간쯤 되는 유통업을 하는 사람이야. 

 

조금은 슬픈 내용이지만, 

보통은 폐업을 준비하는 중소기업들이나 문을 닫으려는 도매상들에게서 떨이로 물건을 떼다가 전국에 판매를 하는 일을 해. 

 

딱히 판매하는 품목이 정해져 있지는 않아, 어떤 때는 그게 속옷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가방, 뭐 시계라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물론 가끔씩, 정말로 가끔씩이긴 하지만, 

유명 브랜드의 가품 공장이 망해서 거기에서 물건을 받아다가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어, 

 

나도 그게 딱히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먹고 살려고 하니 참 방법이 없네. 이해를 해주길 바래.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와보자면, 

나는 아무튼 아까 말한 그 봉고차 납치에 대한 이야기를 반론을 해보려고 해,

 

아니 그것도 그럴게,

나같이 봉고차에 물건 실어다가 판매하는 업자로써는 불경기도 무슨 이런 불경기가 있을 수가 없어, 

그도 그럴게, 잠깐 차 좀 세워서 호객행위라도 해볼라고 치면 다들 기를 쓰면서 도망을 가니까, 

아니 지난번에는 누가 정말로 경찰까지 불렀다니까? 그때 하필이면 위에 말했던 가품들 싣고 있을 때라, 

정말 꽁지가 빠져라 도망쳤지만서도 정말 나같이 성실하게 살아보려는 사람까지 무슨 납치범 취급하고 하는 이 세상이 조금은 안타깝고 그렇네.

 

아무튼, 자 위의 도시전설에 대한 반론이야.

 

버스에 탄 할머니가 어찌저찌 해서 젊은 처자를 유인해다가 뒤에 따라오던 일행이 납치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지? 그건 사실이 아니야.

 

아니 생각을 해봐, 그렇게 해서 여자를 봉고차에 태워서 뭘 어쩔 거야.

요즘같이 인터넷도 발달하고 개나 소나 블랙박스 달고 있는 이 시대에, 그렇게 대로변에서 여자 하나 태워다가 차에 가둔다고 쳐도, 

 

그 이후가 뒷수습이 안되잖아. 뭐 목격자도 있을 거고, 그 여자 핸드폰 위치도 추적이 될 거고 말이야. 

어지간히 막장인 놈들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을 벌일 일이 없지. 그도 그럴게 그런 일들은 쉽게 벌이는 일이 아니야.

 

그런 일들 벌이는 놈들 보면 다들 뭐랄까 끈이 있단 말이지. 

 

육지에서는 선수금으로 받은 돈이 아까워서 여자들 관리가 안되니까 아싸리 섬으로 돌려버리는 경우가 있는 모양인데,

 

그런 경우에도 중간에 바지사장 하나 끼워다가 뽀찌로 어느 정도 떼어줘야 되고, 

그 목적지에 있는 섬이랑 육지에 있는 항구에 택시 같은 용달 사업하는 사람들, 해당지역 이장이라거나 그 지역에서 힘 좀 깨나 쓰는 사람들한테도 좀 떼줘야 하지,

또 고객이 되어줄 사람, 뭐 주로 선원들 이것 저것 생각해야 될게 되게 많아서 쉬운 일이 아니란 말이야.

사람 하나 넘겨봐야 남는 돈도 별로 없어요, 진짜 인건비나 나오면 다행이겠다. 

 

이게 진짜 내가 글 솜씨가 없어서 제대로 못 풀어 내는데, 아무튼, 이게 생각보다 되게 복잡한 일이야.

그러니까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지레 겁 먹지 말기를 바래.

 

그리고 또 하나, 위에 말했던, 뭐 거즈에 묻은 약품 들이 마셨더니 기절하고 깨어보니 새우잡이 배라는 괴담.

 

그게 참 말이 안 되는 게, 그 다들 그 약품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게 클로로포름일거야.

근데 문제는 클로로포름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 입에 턱- 하고 가져다 댄다고 바로 기절하는 물건이 아니란 말이지. 

 

진짜로 생각보다 오래 걸려, 

 

정말로 한 1분정도는 걸리는 거 같아. 근데 그것도 제대로 입을 막았을 때, 그리고 상대가 저항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이야기지.

막 발버둥치고 뭐하고 하면 제대로 입이랑 코 틀어 막을 수도 없고, 만약에 틀어 막는다고 해도, 아니 떡하니 수상한 약품 묻은 천으로 입 틀어막는데 얌전히 숨을 쉬어줄 사람이 어디 있어? 

 

정말로 경험상 열에 한두 명 말고는 다들 차라리 숨을 멈춘다고, 그리고 여전히 발버둥 치고. 그런 약품을 쓰느니, 테이저건이 훨씬 효과적이고 빨라. 아니면 정말로 뭐 적당한걸로 머리라도 후려치던가.

 

그리고 다들 뭔가 오해하는 게 있는데, 새우잡이 배는 아무나 탈수 있는 게 아니야. 보통 새우잡이 배는 외해로 많이들 나가는데 그러면 정식으로 수속을 밟아야 한다고. 

 

선원수첩도 필요하고 참 이것저것 필요한 게 많다는 말이지. 차라리 속 편한 근해 바지선이라면 모를까, 왜 새우잡이 배라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돌았는지 난 참 알 수가 없네.

 

뭐 아무튼 이야기가 자꾸 샛길로 새어가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야. 다들 너무 도시괴담 같은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 믿지 말고 조금 더 평안한 삶을 살기를 바래. 안 그래도 팍팍하잖아 우리 삶이라는 게.

 

그리고 나같이 평범하게 봉고차에서 소매업? 도매업?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혹시나 나중에 옆에 봉고차 갑자기 멈춰 서더라도 너무 경계하지 말고, 이 글 읽은 사람들, 주위 사람들한테도 조금씩 전파를 해 줬으면 좋겠어. 너무 경계하지 말고, 너무 겁먹지 말라고.

 

우리 같은 직업 가진 사람들은 사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어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영업하기도 해, 그것도 조금 참고 해 주고.

 

아 참, 이건 조금 비밀인데 이번에 에르메스 가품 만드는 공장에서 진짜 아무리 봐도 티가 잘 안 나는 버킨백이 몇 개 들어왔거든, 이것도 좀 소문 좀 내줘.

 

아무튼,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되었으면 좋겠어.

또, 이 글 읽는 사람들 다들 행복하고, 나도 좀 더 행복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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