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재 창고

구룡성채 (九龍寨城, Kowloon Walled City)

by 담쟁이저택 2023. 6. 18.

구룡성채.
후에 밝혀진 원래 이름은 구룡채성.
 
지금은 없어진 한때  홍콩 최악의 마굴이자 고층 슬럼가이다.
영국과 청나라사이의 정치적인 갈등의 틈에서 암덩어리처럼 자라난 불법 건축물로 그 시작은 청나라가 홍콩의 영국군을 감시하던 요새였다.
 

청나라가 홍콩의 지배권을 영국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관할권이 정확히 구분이 되지 않은 지역으로 결과적으로는 양국에서 방치. 무정부 상태가 되어버린 구룡채성은 그 누구도 관리하지 않는 무법지대가 되어버렸다.
 
구룡채성의 초기 정착민은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에서 발생한 부랑민과 난민.
그 이후로도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던 중국에서 갖가지 밀려오는 난민들을 수용하기위해 기형적으로 증축된 구룡채성은 위의 단순한 요새의 형태에서 성채의 형태로 변화한다.
 
공권력이 닿지 않는 무법지대이다보니 구룡채성은 온갖 살인, 강도, 마약등 각종 강력범죄행위들이 온상이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권력의 부재를 삼합회가 채웠다.
 
어떤 법도, 제도도, 규정도 없는 혼돈의 도가니에서 불법으로 증축된 건물들은 층에 층을 더하여 30,000 제곱 미터의 면적에 5만명이 넘는 주민을 수용할만큼 팽창한다.
 
정부의 개입이 없으니 당연히 위생상태는 최악이었고, 제대로 된 의료나 교육은 꿈도 꿀수 없었다.
 
이러한 세상 어디에서도 두번다시 찾아볼수 없을 세기의 마굴은 역설적이게도 수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영웅본색, 아비정전, 겟 백커스, 공각기동대 등 영화와 만화를 넘나들며 가상세계의 무대가 된 구룡채성은 1984년 홍콩의 중국 반환결정을 기점으로 그동안 방관하던 중국정부와 홍콩정부의 개입으로 1993년 3월 강체 철거가 시작된다. 
 
그리하여 약 1년만에 이 세상에 둘도 없을 기이한 건축물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소재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움직이는 시체 - 좀비는 실존했다  (2) 2023.06.30
회귀는 가능한가 - 푸앵카레의 재귀정리  (5) 2023.06.28
원숭이 손  (1) 2023.06.27
아즈텍  (7) 2023.06.23
연금술  (1) 202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