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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창고

아즈텍

by 담쟁이저택 2023. 6. 23.

 

아즈텍 제국은 1428년부터 1521년 사이 메소아메리카에 존재했던 테노치티틀란, 텍스코코, 틀라코판 세 도시국가가 연합하여 만들어진 제국으로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에 의해 멸망한 제국이다.

13세기 초에 메소아메리카를 지배하던 톨텍족이 멸망하고 북방 사막지역에 살던 부족들이 남하하게 되는데 이때 이주한 부족중 하나가 스스로를 메시카라 칭하는 아즈텍이었다. 메시카라는 이름이 친숙한 이유는 그것이 실제로 아즈텍이 자리했던 자리에 현존하는 국가. 멕시코의 어원이기 때문이다.

아즈텍은 그들만의 종교가 있었는데 그 종교의 주신(主神)중 하나인 우이칠로포치틀리는 아즈텍에게 계시를 내린다. 

“날아가는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는 곳에 정착하여라”

계시와 함께 남하하던 아즈텍은 지금의 늪지 한가운데에서 위의 계시의 장면. 즉 독수리가 선인장에 앉아 뱀을 잡아먹고 있는 장면을 보게되고 그곳에 정착.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세운다. 테노치티틀란의 위치가 현 멕시코시티이다. 

테노치티틀란은 늪지 한가운데를 개척한 도시로, 아즈텍인들은 늪을 개척하여 단단한 땅으로 만들고 그 위에 인공섬을 만들어냈다.

인공섬의 예시를 봐도 알겠지만 아즈텍 문명은 낙후된 원시 문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즈텍 제국의 알려진 인구수는 약 500만명 정도로 당시 세계 기준으로도 굉장히 큰 규모였다. 또한  고대 문자와 달력의 사용, 수로의 건설, 수경농법의 적용, 의무교육의 존재등 동시대 대비 상대적으로 발달된 문명이었다.

특히 그 수도인 대도시 테노치티틀란의 경우 약 2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거주했던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동시대의 런던이나 파리보다도 큰 규모였다.

그런 아즈텍 제국이 어떻게 멸망하게 된 것일까.

아즈텍 문명을 이야기할때 빠질수 없는 것이 인신공양과 식인행위이다.

이를 설명하려면 아즈텍의 창조신화를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아즈텍의 창조신화에서는 신과 태양과 세상을 동일선상에서 본다. 정확히는 태초에는 태양이 없었고 신이 스스로를 희생하여 태양으로 변한 것으로 믿는데 어떠한 이유로든 태양이 사라지는 것은 곧 한 세상의 멸망을 의미했다.

아즈텍 인들이 사용하는 달력은 총 2가지로 하나는 제례력 또 하나는 농사력이었는데, 이 두 달력은 52년을 주기로 완벽히 겹쳐졌다. 아즈텍은 이 52년의 주기로 세상이 멸망할 위기, 즉 태양이 사라질 위기가 찾아온다고 믿었다. 

이 위기를 극복해내면 다시 52년의 시간을 벌게 되고 만약 실패하면 태양과 함께 세상은 멸망하는데, 한 세상이 멸망하면 또 다른 신이 자기 스스로를 희생하여 다음 세상을 창조한다고 믿었다.

즉, 세상은 태초에 신의 희생으로 만들어졌고 이 세상은 52년 주기로 언제라도 멸망을 할수 있는 연약한 세계였다. 아즈텍인들에게 그들이 살았던 세상은 5번째 세상이었다. 

그 말인 즉, 아즈텍인들은 지난 4번의 세상이 멸망을 했다고 믿었다.

그들이 믿는 세상의 멸망의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첫번째 세상의 멸망 - 재규어

이 세상의 사람들은 소나무 열매를 먹고 키가 쑥쑥 자라 거인이 되었다. 이 세상은 커다란 거인들의 세상이었고 13번의 52주기를 살았으나 재규어들이 나타나 거인들을 다 잡아먹었고 거인들을 다 잡아먹자 결국 서로마저 잡아먹었다. 이렇게 세상의 멸망이 찾아왔다.

두번째 세상의 멸망 - 거센 바람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콩만 먹고 살았다. 첫번째 세상과 같이 13번의 52주기를 살았으나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사람들은 바람에 날려가지 않기 위해 나무를 붙잡았는데 이 과정에서 꼬리가 자라났고 원숭이로 변해버렸다. 손과 발과 꼬리로 나무를 붙잡으며 최선을 다해 버텼으나 결국 바람에 날아갔고 세상의 멸망이 찾아왔다.

세번째 세상의 멸망 - 화염의 비

이 세상에는 어린아이들이 물에서 난 씨앗을 먹고 살았다. 7번의 52주기를 살았고 화염의 비가 내려와 세상을 불태웠고. 그 불지옥에서 도망치던 어린아이들은 칠면조로 번해버렸다. 또 이렇게 한번 세상의 멸망이 찾아왔다.


네번째 세상의 멸망 - 대홍수

이 세상에서는 12번의 52주기를 산 뒤에 대홍수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물고기가 되어 버렸고 그렇게 또 52년이 지난다. 마지막 주기가 되어서야 물이 빠져나갔고 그때까지 큰 통나무 안에 갇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쌍의 부부가 밖으로 나와 물고기를 잡아 구워먹으려 하였으나 그때 일어난 연기가 신들을 노하게 만들어 마지막 두 사람의 목을 잘라 개로 만들어 버리며 세상에 멸망이 찾아왔다.


네번째 세상이 멸망하고 신들은 이제 다음 세상의 태양이 누가 될것인지에 대해서 논쟁을 했는데 신중의 하나 나나우아친이 스스로를 희생하여 새로운 세계의 태양이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섯번째 세상을 살던 아즈텍족은 이번 세계의 태양을 지키기 위해, 신들이 세상을 위해 희생하였듯 본인들도 희생을 하여 태양의 생명을 연장시키려 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인간이 할수 있는 궁극의 희생.
인신공양이었다.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아즈텍은 두가지 종류의 달력을 사용했다. 제례력과 농사력.
여기서 말하는 제례력은 말 그대로 제사를 위한 달력이었고. 이는 곧 인신공양을 위한 달력이었다.

이 달력에 따르면 아즈텍은 매년 약 2만명의 생명을 신에게 바쳤다.

이 과정에서 식인문화가 발달하는데 이것이 넘쳐나는 죽은 희생양을 처리하기 위한 방식의 일환이었다는 설과, 소와 돼지와 같은 제대로 된 대형 가축이 없던 시대에 단백질 섭취를 위한 육류를 식인행위를 통해 채웠다는 설이 있다.

진실이 어느쪽이 되었든, 아즈텍인들은 인류 역사상 찾아볼수 없는 규모로 인신공양을 했고 그 시신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것은 분명하다.

인신공양에 사용된 제물들은 주로 전쟁을 통해 주위 부족들에게서 잡아온 포로들이었으며 아예 제물용 인간목장 취급당한 틀락스칼텍이라는 부족도 있었다.

이렇게 악명을 떨치던 아즈텍이 멸망한것은 황금을 찾아 유럽에서 건너온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서였다. 아즈텍이 몬테수마 2세의 지배를 받던 시기, 약 500여명으로 구성된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의 병사들이 아즈텍의 영토를 찾아왔다.

이질적인 외모와 복장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아즈텍인들로부터 신의 사자로 오인을 받아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초대를 받는 등의 해프닝이 있었고. 결론적으로 아즈텍인들은 스스로 빗장을 열어 정복자들에게 수도의 정중앙을 개방한 셈이 되어버렸다.

아즈텍인들이 진실을 깨달은 때는 이미 상황이 최악을 향해 치닫은 후였다. 몬테수마 2세는 포로로 잡혔고 아즈텍인 들의 압제에 시달리던 주위 부족은 토착민족인 아즈텍이 아닌 스페인 정복자과 뜻을 함께 했다.

석기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아즈텍의 무장상태는 강철과 대포로 무장한 스페인 정복자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스페인 군이 본의아니게 유럽에서 묻혀온 천연두가 면역이 없는 아즈텍인들에게 퍼지기 시작하면서 철저하게 무너져 버렸다.

그렇게, 한때 메소아메리카의 패자였던 아즈텍은 단 500명으로 시작된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그 규모와 악명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허무하게 멸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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