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소원의 갯수를 무한대로 늘려달라고?
식상하군.
식상해.
그렇지만 들어줄게. 걱정하지마, 나는 램프의 지니니까.
얼마든지 들어줄게. 그래 다음 소원은 뭐야?
눈이 너무 나빠서 눈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걱정하지마, 자 짜잔- 어때? 잘 보여?
그 눈은 네 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사람들 눈 중에서 크기가 제일 맞고 제일 시력이 좋은 사람의 눈이야.
그러고 보니 그 친구 트럭운전수인데 지금 막 코너 길을 돌고 있었던 거 같지만, 뭐 걱정하지마. 네가 알바는 아니니까.
그 다음 소원은 뭐야?
돈?
당장 1억정도면 되겠어? 뭐 소원의 숫자는 무한하니까.
자 짜잔-
어때? 1억이야.
지폐가 좀 쭈글쭈글한 게 많이 섞여있어도 이해해.
좀 지저분한 돈들은 어디 장롱 속이나 장판 밑에서 나온 게 많아서 그래.
응? 아아-
그 있잖아 폐지랑 고물을 주워서 근근이 살아가시는 할머니나 뭐 이런 분들.
깨끗한 돈은 현금으로 내면 수술비를 깎아준다는 말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막 병원문으로 들어온 백혈병 걸린 7살 딸의 아빠의 돈이 대부분이야.
그 양반 치료비로 사채까지 끌어다 쓴 모양인데, 뭐 네가 알바는 아니지.
그리고 또 무슨 소원?
축구를 잘 하고 싶어? 회사 축구경기에서 개발이라고 부장님한테 욕 먹었다고?
저런, 저런, 그러면 안되지.
자 짜잔- 잘 느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 너한테 축구의 재능을 옮겼어.
그 재능은 브라질에서 온 거야 판자촌에서 가난한 어머니 모시고 사는 젊은 청년인데, 이제 막 스카우터의 눈에 들어서 다음달이면 계약을 하려는 참이였지만, 뭐 네가 알바는 아니지.
또 뭐? 무슨 소원을 들어줄까?
예쁜 아내가 가지고 싶어?
어디 보자.. 네 취향의 사람이라면. 응 그래. 중국 산동성 근처에 사는 새댁인데, 지금 막 젖먹이 아기의 젖을 먹이고 있는 중이야.
결혼한지 이제 막 1년이 넘어가서 한참 행복해 보이지만, 뭐 네가 알바는 아니지.
바로 데려올게, 기억도 지우고 하는 김에 한국말도 할 수 있게 해놓으면 되겠네.
자.
그럼 또 무슨 소원을 들어줄까?
창작 단편집
램프의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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